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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Story

교회 정관과 교단 헌법 중 어떤 것이 우선할까?

by 카이로스7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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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건 상담을 많이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교회 정관과 교단 헌법의 관계입니다. 

 

대부분 교회 정관을 제대로 제정, 개정하지 않다가, 교회 내부에서 의견충돌, 사소한 분쟁, 규정의 필요성 등을 실감하여 자체적인 정관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다가, 교단 헌법 내용을 살펴보니 자신들의 교회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교단 헌법의 내용과 좀 배치되는 규정을 만들어도 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고, 예전에 비해 확실히 많이 위와 같은 질문의 빈도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과연 교회 정관과 교단 헌법 중 어떤 것이 우선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교단과 교단에 가입된 지교회(개별교회)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대법원은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춘 개신교 교회는 단독으로 종교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교리의 내용,예배의 양식,신앙공동체로서의 정체성,선교와 교회행정에 관한 노선과 방향 등에 따라 특정 교단의 지교회로 가입하거나 새로운 교단을 구성하여 다른 지교회의 가입을 유도할 수도 있다.이때 각 지교회가 소속된 특정 교단은 교리의 내용 등 해당 교단의 고유한 특성과 교단 내에서의 종교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존립 목적으로 하게 된다.교단은 존립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교단 헌법을 제정.개정.해석하고,행정쟁송 등 교단 내의 각종 분쟁을 처리하며,목사 등 교역자의자격 요건을 정하며,소속 지교회를 지휘.감독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종교단체의 자율권 보장의 필요성은 지교회뿐만 아니라 지교회의 상급단체인 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양 종교단체의 종교적 자율권은 모두 보장되어야 한다.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지교회와 교단 사이에 종교적 자율권이 상호 충돌할 수 있는데,이 경우 교단의 존립 목적에 비추어 지교회의 자율권은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즉,교단이 각 지교회의 자율권을 제한 없이 인정하면 해당 교단의 고유한 특성과 교단 내에서의 종교적 질서 유지라는 교단의 존립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곤란하게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78990 판결 등) 

 

위 내용을 읽고 해석하기가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제가 간단히 요약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특정 교단은 자신의 고유한 종교적 질서가 있고, 이를 위해 헌법을 제정, 개정하며 내부 재판절차를 둔다. 

2. 지교회(개별교회)가 특정 교단에 가입할 경우 위 특정교단에서 정한 지휘, 감독에 수용하여야 한다. 

3. 그러나 지교회의 자율성은 존중하여야 하고, 해당 교단의 존립목적을 달성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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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대법원은 추상적 원칙만 판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이 선언한 위 원칙은 일응 설득력있다고 생각됩니다. 

 

대법원
대법원 법정

 

또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매우 의미있는 판결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즉, 대법원은 "개신교 교회가 특정 교단 소속 지교회로 편입되어 교단의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고 교단이 파송하는 목사를 지교회의 대표자로 받아들이는 경우 교단의 정체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지만 원칙적으로 지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이고, 교단은 종교적 내부관계에서 지교회의 상급단체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지교회가 자체적으로 규약을 갖추지 않은 경우나 규약을 갖춘 경우에도 교단이 정한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 헌법에 구속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위 대법원 판결 역시 특정 교단에 가입한 지교회의 경우, 지교회의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범위에서 교단 헌법에 구속된다는 것으로 앞에서 소개한 대법원 판결과 대동소이합니다. 

 

 

그렇다면, 지교회의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범위란 대체 무엇일까요? 

 

대법원은 위와 같이 추상적, 원론적 판단만 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지교회의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범위가 무엇인지, 지교회의 자율성과 관련된 규정이라면 교단 헌법과 상충되더라도 그 효력이 있는지 궁금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지교회의 재산과 관련된 내용은 지교회의 독립성, 자율성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지교회 재산과 관련하여서는 자신의 교회 사정에 따라 교단의 헌법과 다르게 규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당연히 인정됩니다. 

 

또한 지교회의 독립성이란 지교회가 자유롭게 교단을 탈퇴하고, 다른 교단에 가입할 수 있는 등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종교적 자율과 독립을 보장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모든 교단은 교단 탈퇴에 대해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이를 막기 위해 유지재단을 만들어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에 증여하거나 명의신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고, 자체 정관에 의해 교단 탈퇴 규정 등을 두어 이에 따라 자유롭게 교단을 탈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교회의 운영방법과 관련하여 자기 교회의 실정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교회의 법적성질은 비법인 사단이므로, 교인총회(장로교 경우는 공동의회, 감리교 경우는 당회 등)를 두지 않는 정관은 위법, 부당하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교회의 정관은 왜 중요할까요? 

 

교회의 정관은 법률적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법부가 판단의 근거규정으로 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문제는 교회와 교단 사이에, 또는 이와 유사한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교회 정관과 교단 헌법이 상충되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교회의 정관이 매우 명확하고, 유의미하게 규정한다면 교단 헌법이 아니라 교회 정관 규정을 판단의 근거규정으로 삼아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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