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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Story

간호법 제정 내용과 논란의 이유

by 카이로스7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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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인들 사이에서 가장 뜨겁에 논란이 되고 있는 핫 이슈는 바로 간호법 제정안입니다. 

간호법 제정안은 민주당에 의해 2023. 2. 9. 국회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되었고, 위와 같은 내용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의료연대 등 관계자들은 간호법 제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료연대에서 간호법 제정 철회를 요청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

이에 오늘은 간호법이 제정된 경위, 간호법 제정안의 핵심 내용과 이를 둘러싸고 왜 찬반양론이 나뉘어 지는지에 대해 쉽게 포스팅해 보고자 합니다. 

 

1. 우리나라 의료법 규정 

 

간호법이 제정된 경위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우리나라 의료법 규정 내용 및 의료인 직무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별도로 간호법이 규정되어 있지 않고, "의료법" 규정 안에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료법에서 규정하는 의료인의 체계 및 업무 (의료법 제2조, 제80조의2)

1. 의사
(1) 의사 - 의료와 보건지도
(2) 치과의사 - 치과의료과 구강 보건지도
(3) 한의사 - 한방의료와 한방 보건지도

2.조산사 - 조산(조산)과 임산부 및 신생아에 대한 보건과 양호지도

3. 간호사
가.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
다. 간호 요구자에 대한 교육·상담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의 기획과 수행, 그 밖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건활동
라. 호조무사가 수행하는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업무보조에 대한 지도

4. 간호조무사
가. 간호사 보조업무
나.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하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환자의 요양을 위한 간호 및 진료의 보조

의료법은 의료인에 대해 위와 같이 규정하고 있는데, 의사만 자신의 면허 범위에 한정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누구도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간호사의 경우 의료법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고, 진료의 보조행위만 할 수 있으므로, 만약 의료행위를 하게 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 이에 대해 실무상으로도 상당히 엄격하게 보고 있는 편입니다.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행위뿐만 아니라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행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포함한다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6. 6. 28. 선고 2005도8317 판결 등).

 

즉, 대법원은 의료행위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정하면서, 구체적 행위에 대해 의료행위인지에 대해 판단하고 있는데, 실무상 금지되는 의료행위는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즉, 질병치료와 관련이 없는 미용성형술 등도 생명, 신체에 위해를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당연히 의료행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2. 대한간호사협회의 간호법 제정 요구 

 

(1) 위와 같은 의료법의 포괄적 규정과 의사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에도, 그 의료행위의 범위를 넓게 보고 있어, 일정 영역에 있어서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있는 간호사라고 하더라도 전적으로 진료보조행위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한계를 느끼거나, 현실적으로 의사의 업무가 너무 과중하게 편중되거나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의료업무까지 전담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도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2) 위와 같은 이유로 간호사들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독자적인 간호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범위를 넓히고, 그 처우도 개선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며, 본격적으로는 2005년경부터 발의되기 시작하였고,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을 대선공약으로 걸었는데, 2023. 2.경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3. 간호법 제정안 핵심내용 

 

간호법 제정안 내용 중 논란의 핵심인 간호사의 업무 및 그 외 의료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중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소개하면 필요 이상으로 포스팅이 전문적, 광범위해져서 생략합니다)

간호법 제정안 

제12조(간호사의 업무) 간호사는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임무로 한다.
1.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2.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
3. 간호 요구자에 대한 교육ㆍ상담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의 기획과 수행,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건활동
4. 간호조무사가 수행하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업무보조에 대한 지도

제35조(의료기관의 책무) 의료기관의 장은 양질의 간호․조산서비스 제공과 환자 안전을 위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적정한 수의 간호사를 확보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간호사등 배치현황 게시
2. 간호사등 확충 계획 수립ㆍ시행
3. 간호사등 확충 관리책임자 선임

제37조(간호사등의 처우개선 등)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간호사등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도 개선과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미리 고용노동부장관과 협의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포함한 기본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여야 하며, 매년 기본지침을 재검토하여 실효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 간호사등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2. 간호사등의 임금에 관한 사항
3. 기타 간호사등의 처우개선에 관한 중요 사항
③ 보건복지부장관은 매년 제1항 및 제2항을 위한 별도의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

즉, 간호법 제정안에서는 간호사의 기존 업무의 범위를 좀 확대하거나, 간호사의 숫자를 확충하거나,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4.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찬반양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는, 

(1) 대한간호사협회가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 지지하고 있고, 

(2) 의사들과 간호조무사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철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3) 담당 주무관청인 보건복지부는 입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독자적인 법안 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1) 간호사협회가 찬성하는 이유(공식입장) 

 

(1) 의료법과 별도로 간호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독자적인 법률을 마련함으로써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등으로 다양화․전문화된 간호사 등의 업무범위․업무체계를 정립하고, 간호사 등의 체계적 양성 및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간호․조산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여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할 수 있음

 

(2) 세계 9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독립된 간호법이 존재하며, 전문자격에 대해 개별적 법률을 인정하는 것이 세계 공통의 보편적 법 체계임

 

(3) 제정안에 따르더라도 간호사는 의사의 진단과 이에 따른 지도(또는 처방)에 따라 간호사의 면허 범위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의사 고유의 진료업무를 침해하지 않음.

 

(4) 간호사의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되어 있고, 인력이 부족하므로 처우개선이 반드시 필요함

 

(2) 의사, 간호조무사가 반대하는 이유(공식입장)

 

(가)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

① 간호법 제정안은 현재의 통합적 보건의료체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특정직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법안으로 동 법률안 제정시 오히려 직역간의 분쟁을 더욱 야기시킬 우려와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음

 

② 이 부분이 가장 큰 핵심인데, 간호사의 업무를 ‘지도 또는 처방’으로 변경하거나 ‘진료의 보조’를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개방적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사실상 의료행위에 있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여 수행하려고 하는 의도임

 

③ 제정안의 내용 중 간호사 등의 임금·근로조건 지침 마련, 의료기관의 간호사등 확충 관련 책무 규정 등은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반하고 특정직역만의 이익 실현을 위한 조항이라는 문제가 있음.

 

(나) 간호조무사들이 반대하는 이유

①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조무사들의 의견수렴 없이 진행된 것이고, 직종별 단독법 제정요구로 현행 보건의료체계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많음

 

②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인데, 간호조무사를 의료법에서 분리시킴으로써 의사·간호사의 보조인력에서 간호사만의 보조인력으로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높음

 

③ 의원급 의료기관에 간호사를 의무 배치하도록 하여 의원 등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간호조무사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 우려됨

 

 

5. 개인적인 평가 

 

 

(1)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이나 숫자 확충 등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종래 의료법 규정과 달리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취지가 납득이 되고, 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의사들의 우려처럼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독자적인 영역을 침범하거나 진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해석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다만, 제정안 규정 내용이 좀 모호한 부분이 있으므로, 이를 좀 더 정치하거나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3) 간호조무사 측은 간호법 제정이 시행되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사의 필수채용이나 간호사의 지시를 받아야 하므로, 간호사에게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반대하는 입장이 있으나, 간호법 제정안 내용 중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필수채용 조항이 없고, 현행 의료법 규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므로, 간호조무사의 위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4) 다만 간호법 제정을 통해 의료인 중 간호사만 독자적인 법률을 제정한 다면, 간호조무사 등 다른 직역에 있던 직업군도 독자적 법률 제정을 요청하거나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지속,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이해가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도 간호법 제정안 내용 중 상당 부분은 현행 의료법 규정 내용과 대동소이한 부분이 많아, 필요한 내용을 의료법에 추가, 개정하는 방향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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