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Story

이균용 판사 대법원장 지명에 대한 소고

카이로스7 2023. 8. 23. 12:13
반응형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3. 9.경 퇴임하고, 후임 대법원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하였습니다. 

 

참고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16기)한 뒤 1990년 초임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발령을 받았고, 그 이후 부산고법·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참고로 판사는 초임을 서울로 받아야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습니다. 

이균용 판사는 법원 내 엘리트 법관 연구모임으로 분류되는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법조계에서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 판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사진출처 : 뉴시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한 인터뷰가 많이 와 닿습니다. 

현재 언론에 보도된 이균용 부장판사 인터뷰 내용 

이 후보자는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청문과정과 인준동의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은 말"이라며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과거 기고문이나 취임사 등을 통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향한 비판 견해를 수차례 드러내왔다. 지난해 대전고법원장 취임사에선 "사법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자는 "제가 쓴 글들에 다 나와있어 그 이상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도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 사법제도에서든 기본"이라고 말했다.
728x90

왜냐하면 저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임하는 기간 내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싹틀 정도로 많은 황당한 일들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정치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법 해석과 재판절차에서는 정치이념에 치우치거나 정치이념이 조금이라도 반영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것이 올바른 사법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임하는 기간 동안 예전과 달리 특정 정치이념에 치우친 판결을 받은 경험이 많았고, 심지어 그 판결내용이 기본적인 법리에서 벗어나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대법원의 인사를 보면  2022년도 고위법관 인사에서 신임 고법판사 임명자 가운데 서울고법에 배치된 판사 8명 중 4명(50.0%)이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것이 확인되었고, 실제로도 판결에 정치이념이 반영되는 것을 확인한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정진석 의원에 대한 실형 판결 역시 정치이념이 반영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나오기 힘든 판결(결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양형을 의미)입니다.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성근 판사 사직서 수리와 관련하여 거짓말을 한 사실이 밝혀져 법조계, 법학계 원로들, 국민들까지도 모두 심각한 비판을 하였습니다.

 

즉, 임성근 판사가 2020년 5월경,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곧 있으면 탄핵이 상정되는데 사표를 수리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면서 사직서 수리를 거부하였고, 이러한 내용이 조선일보 보도로 밝혀지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되자 대법원에서는 사실무근이며 대법원장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하였습니다. 

 

특히 대법원이 국회에 임성근 판사의 주장을 부인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임성근 판사의 변호인 측은 그 다음 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판사 간 대화 녹취파일과 녹취록을 공개하였고, 이로 인해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드러나게 되었고, 아울러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회에 보낸 공문서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의 책임이 있다는 비난까지도 받게 되었으며, 현직 판사들도 조직의 수장의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할 정도로 사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법조계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터라, 많은 참담함과 부끄러움이 있었고, 재판결과에 대해 승복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판사(사진출처 :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아래에서 또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판사들의 재판지연이 눈에 띠게 증가하였으나, 그럼에도 재판의 질은 더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형근 특허법원 판사의 2023년 2월 법률신문 기고에 따르면, 1심 합의사건 처리기간은 2017년 294일에서 2021년 369일로 약 25% 늘었지만, 항소율은 오히려 2017년 40.5%에서 2021년 44.1%로 소폭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1심 재판 사건에 투자한 시간은 늘었지만 당사자들의 만족도는 더 낮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실제로도 심각한 재판지연 절차는 수많은 변호사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기존에 '능력 있는 판사', '업무 처리가 빠른 판사'에게 부여되던 고등법원 부장판사직같은 인센티브가 폐지되었고, '법원장 후보추천제'를 도입하면서 판사의 능력이 뛰어나서 재판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해도, 소속 법원 판사들의 지지를 받지 못 하면 법원장으로 승진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면서 갈수록 대형 로펌으로 판사 유출이 심각해지는 실정이고, 이는 판결내용에도 반영되고 있어 좀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국민들과 변호사 입장에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원하지 소속 법원에서 인기있는 판사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아래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것은 위와 같은 점들이었는데,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만료 및 후임 대법원장의 지명과 그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새롭게 바뀔 사법부를 다시금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