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비행기) 범죄 정리 - 아시아나 비상문 개폐사고와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포함
[아시아나 비상문 개폐 사고]
최근 아시아나 비행기가 제주도에서 대구로 비행하던 중 비상문이 개폐되는 사고로 인해 국내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즉, 2023. 5. 26. 아시아나 비행기가 제주도에서 대구로 향하던 8124편이 대구공함으로 착륙하던 도중 약 상공 200~300m 위에서 30대 남성이 비상문을 임의로 열어서 엄청난 강충이 몰아닥쳤고,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었으며 승객 중 12명 정도가 호흡곤란 증세로 응급실로 후송되는 등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주 발생하는 항공기 관련 범죄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항공기 범죄 정리]
1. 승객이 임의로 비상문을 개폐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이 사건처럼 승객이 임의로 비상문을 개폐한 경우에는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고, 그와 같은 경우 항공보안법 제36조 제2항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②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다른 사람을 폭행하거나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ㆍ협박ㆍ위계행위(위계행위) 또는 출입문ㆍ탈출구ㆍ기기의 조작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6조(항공기 내 폭행죄 등) ① 제23조제2항을 위반하여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ㆍ협박ㆍ위계행위 또는 출입문ㆍ탈출구ㆍ기기의 조작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 항공기 항로변경 등 (대한항공 땅콩 회항사건)
2014년경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가 1등석의 기내 서비스(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 준 사건)에 불만을 표시하며 난동을 피우고 사무장을 폭행하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를 다시 회항시켜 다시 돌아간 다음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위 사건 역시 대기업 갑질과 국내 최고의 항공운행사인 대한항공 오너로 인해 다른 승객들과 사무장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으로서 사실 전무후무한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항공보안법과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42조(항공기 항로 변경죄)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43조(직무집행방해죄)
폭행ㆍ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당시 조현아 부사장에 대해서는
(1)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 위반(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 협박)죄
(2) 업무방해죄
(3) 강요죄(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여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
(4) 항공기 항로 변경죄
3가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사실 항공보안법 제43조 위반죄에 대해서도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지만,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 위반이 매우 명확하기 때문에 굳이 제43조 위반죄를 적용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절차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다투어졌던 부분은 바로 항공기 항로 변경죄였습니다.
조현아 부사장이 항공기를 회항시킨 것은 맞지만, 이륙하기 전에 회항시킨 것이므로 '항로변경'이 아니라는 것이 바로 조현아 부사장의 주장이었고, 검사는 항로란 비행기가 이륙한 이후 뿐만 아니라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주행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1심은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조현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조현아 부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대법원 역시 이를 확정하여, 결국 조현아 부사장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심 판결이 더 기존의 법리나 판결 경향에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3.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의 의무 위반행위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은 항공보안법에 따라 여러 가지 의무가 부과되고 있고, 대부분 많이 아시는 의무가 '흡연금지', '항공운전에 방해되는 전자기기 사용금지' 등으로 알고 있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항공보안법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① 항공기 내에 있는 승객은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한 운항과 여행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
2. 흡연
3.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는 행위
4. 다른 사람에게 성적(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5. 「항공안전법」 제73조를 위반하여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행위
6. 기장의 승낙 없이 조종실 출입을 기도하는 행위
7. 기장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위와 같이 탑승객의 7가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데, 그 의무유형에 따라 처벌의 강도는 다릅니다.
4. 그 이외의 항공기 관련 범죄 정리
(1) 위험한 물건 탑재
항공기에 휴대하는 것이 불허된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탑승하면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항공보안법 제44조는 "휴대 또는 탑재가 금지된 물건을 항공기에 휴대 또는 탑재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휴대 또는 탑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 항공기 납치
항공기 관련 범죄 중 가장 중대한 범죄 중 하나로 규정되고 있는 항공기 납치 범죄를 저지르면 최대 사형에 처하게 됩니다. 항공보안법 제40조 제1항은 "폭행, 협박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항공기를 강탈하거나 그 운항을 강제한 사람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항공기를 납치하는 등의 범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3) 항공기 착륙 후 하차하지 않고 항공기 점거 내지 농성
항공보안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③ 승객은 항공기가 착륙한 후 항공기에서 내리지 아니하고 항공기를 점거하거나 항공기 내에서 농성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7조(항공기 점거 및 농성죄) 제23조 제3항을 위반하여 항공기를 점거하거나 항공기 내에서 농성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따라서 항공기가 착륙하였음에도 내리지 않고 소란을 피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습니다.